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 평화를 향한 상호 존중과 일치 당부3.
▲ 이기헌 주교가 의정부교구청 경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는 최근 악화 일로를 걷는 남북 관계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에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남북이 지난날을 용서하고 전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17일 의정부교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이 주교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실에 실망과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이 주교는 “지난 2년간 이뤄왔던 한반도 평화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라면서도 “남북 모두가 격앙된 상태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나누고 외교적인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를 향한 길은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며 결코 포기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주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상호 존중’과 ‘다양성 안의 일치’를 꼽았다.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년 세월이 만들어 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 가운데서 일치를 찾아가기를 당부했다. 그러려면 “용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용서가 말처럼 쉽진 않기에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신자들이 한반도 평화에 모범이 되기를 기대했다. 에페소서 말씀을 인용하며 “적개심을 허무신 평화의 그리스도를 따라서 신자들이 먼저 용서하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와 외교 관계에서는 한국 사회가 남북 관계에 좀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를 주문했다. 또 국민들에겐 한반도 평화에 필요한 상호 존중과 다양성 안의 일치가 한국 사회 안에서부터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요청했다. 이 주교는 “우리 사회에서 존중과 일치의 문화가 확산할 때 남북 관계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원은 우리의 형제와 가족을 위한 일이기에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가톨릭교회의 대북지원은 처음부터 북한의 변화를 바라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며 “형제를 돕고 살리는 데는 다른 이유나 대가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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