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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북녘과 가장 가까운 ‘JSA성당’ 봉헌.

참 빛 사랑 2019. 8. 29. 21:47


군종교구, 군사분계선 4㎞ 거리… 평화와 통일 위한 기도 요람


▲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주례로 JSA성당 봉헌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 JSA성당 내부. 아시시 포르치운쿨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4㎞ 떨어진 공동경비구역(JSA)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JSA 새 성당이 봉헌됐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성당이다.

군종교구는 8월 21일 경기 파주시 JSA 경비대대 종교센터 내에서 60년 만에 새로 건립한 JSA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봉헌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를 비롯해 JSA를 관할하는 1군단장 황대일(가브리엘) 중장, 설계를 맡은 윤영득(가브리엘) 건축사 등 내빈과 신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전 봉헌 미사를 주례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언덕 위의 작고 허름한 군 막사가 아름다운 성당이 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JSA 성당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고 국방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의 신앙생활 요람이 될 뿐만 아니라 판문점을 방문하는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들러 기도하고 휴식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북한 땅에서 불과 4㎞ 떨어진 이곳에서 성당을 봉헌하게 된 것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자 하는 교황님의 열망에 온전히 응답한 것”이라며 “북한과 남한이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한 번 한 가족, 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는 “JSA 성당은 이 지역에서 있었던 슬프고 아팠던 역사의 사실들을 간직하고 보존하는 성당이 되어서 훗날 한반도 평화가 실현되는 날이면 이 성당이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고 또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성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축하했다.

육군참모총장 서욱 대장은 축하 서신에서 “지리적, 신앙적으로 최전방에 위치한 JSA 성당은 우리 장병뿐만 아니라 한미연합부대원까지 포용하는 신앙전력화와 군 복음화에 기여하는 보금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말했다.

새로 지어진 JSA 성당은 대지 2089㎡, 연면적 280.63㎡로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단층 벽돌콘크리트조 건축물로 공간 곳곳에 평화의 의미를 담았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버려진 성당을 손수 다시 지어 수도원 성당으로 꾸민 이탈리아 아시시의 ‘포르치운쿨라’(작은 몫) 성당을 반영해 평화를 위한 작은 몫을 해 달라는 염원을 담아 JSA 성당을 설계했다.

성당 앞마당에는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같은 지점에서 만나도록 이끄는 미로 모양의 ‘라비넨스 기도길’을 조성해 놓았다. 이 길 주위로는 6ㆍ25 전쟁 당시 파병했거나 원조한 22개국 국기와 감사글 표석을 설치해 놓았다. 이 길을 따라 성당 입구에 닿으면 자신을 성찰하는 ‘기도의 문’, 하느님을 만나는 ‘대화의 문’, 기쁨과 안식을 얻는 ‘평화의 문’을 차례로 지나야 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세상의 것을 들어내고 성찰과 회심, 정화를 통해 평화의 주님께 나아가도록 꾸며놓은 것이다.

높이 15.3m의 종탑은 베드로 사도가 부활한 예수님을 만난 뒤 갈릴래아 호수에 그물을 던져 물고기 153마리를 잡는 기적을 형상화했다.

1958년 6월 미군의 부속 건물로 준공된 옛 JSA 성당은 개신교회를 겸해 활용되다 개신교가 새 건물을 지어 독립하면서 2010년 10월부터 가톨릭 성당으로만 사용됐다. 하지만 노후와 누수, 비좁은 공간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가 성당 신축을 결정했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헌 주교, 군종후원회 등의 도움을 받아 2018년 6월 건설을 시작해 1년 2개월 만에 완공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