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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회색지대’에 선 이주배경 청소년들

참 빛 사랑 2025. 2. 11. 14:49
 
1월 17일 성공회 용산나눔의집과 이민정책연구원 공동주관으로 열린 ‘이주배경 청소년의 체류와 성원권’ 주제 토론회에서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권’ 연장과 제도화를 위한 캠페인을 알리고 있다.


실태조사 결과 스스로 이방인이라 여겨
해결 방안으로 체류권 연장·제도화 호소



국내 체류 이주민 전체 인구의 5.2%, 다문화 학생 비율 전체 학생의 4%에 육박하는 시대다. 교육부 2024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 수는 19만 3814명으로 집계됐다. 20만 명에 이르는 이주배경 학생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성원권) 있을까.

‘이주배경 청소년의 체류와 성원권’ 주제 토론회가 1월 17일 성공회 용산나눔의집과 이민정책연구원 공동주관으로 공항철도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렸다. 용산나눔의집은 지난해 이주배경 청소년 14명과 교사·부모 각각 2명씩을 만나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보고서 채택 전 실태조사 결과 보고 차원으로 마련됐다.

“10대 후반 A군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 지역에서 계속 성장해 그 사회와 다양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른 나이에 부모와 헤어지며 가족의 어떤 보호도 없이 주변 도움과 지원으로 살아왔기에 지역 사회와의 유대관계와 소속감이 누구보다 강하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이방인으로 규정했다. 주변에서 자신을 지속적으로 외국인으로 호명하고 분류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회색 지대’로 자신을 규정한 것이다.”

한 이주배경 청소년이 조사 과정에서 밝힌 상황을 기록한 내용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여기는 것이다. 이들은 가족해체나 저임금 노동으로 인한 궁핍 등 불안정한 삶은 물론 대학 입학도 쉽지 않다. 어렵사리 넘고 넘어도 취업에서 다시 가로막힌다. 이주배경 학생들은 법무부가 지정한 E-7 비자로 불리는 ‘특정 활동’에만 취업할 수 있다. 90개의 직종만 포괄하는 특정 활동은 이주배경 청소년의 직업 선택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의정부교구 의정부 엑소더스 강슬기 활동가는 외국인 전형으로 지난해 예체능 대학에 입학한 사례를 전하면서 “등록금을 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만나보니 노숙하면서 밥도 이틀에 한 번 먹고 있을 정도로 사정이 어려웠다”면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주와 인권연구소 김사강 연구위원은 “정부는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고, 생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매년 수십만 명의 신규 이주노동자와 유학생을 데려와 한국어 교육과 사회통합 교육을 하고, 한국에 정착하라고 사정까지 해야 한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이주배경 청소년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이 준비된 이들”이라며 “이주아동·청소년에게 학업과 취업은 물론 활동범위에 제한 없는 안정적인 거주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오는 3월 만료되는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권’을 연장하고, 이를 한시적 대책이 아니라 제도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라면서 ‘LET US DREAM : 지금 여기서 꿈을 키우는 이주아동’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letusdream.campaignus.me, 캠페인 홈페이지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