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세계 종합

이스라엘·이란 전면전 … 교황 ‘이성적 대응’ 강력 촉구

참 빛 사랑 2025. 6. 24. 13:47
 
13일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서진 아파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13일부터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양측에 “대화에 바탕을 둔 이성적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황은 양국의 공습이 벌어진 직후인 1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스포츠의 희년 행사 중 연설에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존재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감과 이성에 바탕을 둔 해결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우리는 핵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고 더 안전한 세상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며 “정의와 형제애·공동선에 바탕을 둔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만나 진지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는 화해의 길을 개척하고 모든 사람의 안전과 존엄성을 보장함으로써 평화를 이뤄야 할 의무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스포츠의 희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OSV



지역 교회 역시 한목소리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란 테헤란-이스파한대교구장 도미니크 조셉 마티우 추기경은 13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어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는 등 대화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대신 예방적 공격으로 평화를 바라는 어리석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데에 깊은 우려를 전한다”고 말했다.

마티우 추기경은 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같은 양상이 자칫 중동을 휩쓸 수 있는 대규모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티우 추기경은 “많은 이가 두려워하는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성령의 인도를 따라 합의와 대화를 바탕으로 이뤄낸 평화가 승리하기를 다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3일부터 이란 이스파한, 나탄즈 등의 핵 시설을 폭격한 데 이어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을 연일 폭격하고 있다. 첫날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만 이란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등 최소 128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란의 일부 핵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방사능 오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은 곧장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서도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두 나라는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국제사회는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 더 격화할 경우 미국의 개입 등으로 중동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