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한국 종합
성령 강림 대축일, 부활시기 끝내고 연중시기 돌입
참 빛 사랑
2025. 6. 8. 14:50

8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낸 지 만 50일째 되는 날이다. 가톨릭교회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째 되는 날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강림하신 것(사도 2,1-13)을 기념해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주님은 성령을 부어주심으로써 ‘그리스도의 파스카’를 완성하신다.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로 ‘부활 시기’를 끝내고 다음날부터 ‘연중 시기’에 들어간다.
부활 후 50일의 의미는 희년과 죄의 용서라는 개념과 관련된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매 7년 주기 다음, 곧 50년째 되는 해를 희년으로 지내는데, 이때 모든 죄가 사해지고 노예들은 해방됐다. 따라서 50이라는 숫자는 죄의 용서를 의미하며, 성령 강림 대축일은 죄의 용서와 부활로 인한 새 생명의 의미를 지닌다.
성령이 강림한 날은 오순절이다. 보리를 추수하고 거행되는 과월절을 기점으로 50일 후에 열리는 축제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도행전은 오순절 때 성령이 내렸다고 전하고 있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2-4)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체험했음에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성령을 받은 후 곧바로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사도 2,38) 교회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처럼 성령 강림 대축일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신 것을 기념하면서 교회가 설립되고 선교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날이다.
사도들에게 내려온 성령은 세례와 견진성사를 통해 오늘날 우리와 함께한다. 세례성사로 신자가 된 사람은 다른 성사들을 받을 자격을 얻게 되고 성령의 은총과 은사를 받아 자신의 생활을 성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자 생활을 성숙시키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바로 성령의 7가지 은총과 9가지 열매다.
성령 칠은은 △지혜 △통찰 △지식 △식견 △공경 △용기 △경외이며, 9가지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다.
“성령은 사랑 그 자체다. 이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왔고, 하느님의 것이며, 곧 하느님이시다.”(성 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론」 중에서)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