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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이들이 연대해 한 무대를(김하윤 가타리나, 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 회장)

참 빛 사랑 2025. 2. 22. 13:41
 
 

지난해 마이크 40대로 대규모 인원이 꾸리는 찬양 무대를 함께 준비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막막했지만 주님께서 바라신다면 하자는 마음으로 모였다.

이는 잃어버린 양들이 주님께 돌아올 수 있도록 치유를 경험하고 깊이 기도할 수 있는 찬양콘서트를 열자는 한 사람의 기도로 시작됐다. 이분은 평생 하느님을 찬양하며 살아왔는데, 이러한 삶의 여정에서 만난 이들이 모였다. 어농성지에서 찬양팀을 하며 만난 찬양밴드, 한때 교구에서 같이 봉사했던 후배가 이끌고 있는 말씀과 찬양을 사랑하는 청년 그룹, 해외 선교사를 꿈꾸며 훈련하고 교류했던 가톨릭선교회 그리고 교구를 넘어 연대하자고 꾸렸던 청년성령쇄신연합 선후배들이 모였다.

처음에는 서로의 색깔을 맞추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오프라인으로 모여 찬양을 했는데, 각자를 드러내고자 하면서 불협화음을 만들었다. 무대에 서는 사람, 기도를 이끄는 사람, 연주하는 사람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영광이 드러나는 찬양을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것이 진정한 ‘워십’이고 우리가 그 정신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자 모인 것임을 공유했다.

이 모임 지도 신부님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고 계획하고 실행해가면서 흐름이 잡혀갔다. 처음 찬양콘서트의 청사진을 그린 대표가 큰 기도 흐름을 짜고 찬양 리더 여럿이 파트를 맡아 각자 묵상한 부분을 간결한 멘트로 녹여내 함께하는 이들을 기도로 이끌고 찬양하며 한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각지에서 서로 배경이 다른 이들이 모이다 보니,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제약이 커 서로 맡은 부분을 연습해 모여 합을 맞춰보기로 했다. 여러 제약 속에서도 좋은 것을 주님께 올려드리자는 마음으로 서로 재능과 시간과 자기가 가진 것들을 내어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모임을 거듭할수록 윤곽이 뚜렷해졌다.

100여 명이 100일 기도로 쌓아온 첫 기도모임 당일, 찬양팀 포함 150명 정도 모였다. 하모니도 좋았고 간결한 기도 멘트에도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만져주시고 만나주심이 느껴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제대에 꽉 들어찬 사람들을 비롯해 성전에 모인 모든 이들이 아름다운 꽃밭 같았다. 한마음으로 입을 모아 찬양하고 좋으신 하느님을 바라보고 크신 그 사랑을 마음에 담고 머무는 시간이었다. 흐름은 찬양 미사로 이어져 찬양의 의미를 되새기는 강론, 파견 때는 율동찬양으로 기쁨의 감사를 올려드렸다. 무대 준비도 해체도 손발이 착착 맞았다. 하느님 안에 서로 다른 우리가 하나 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2월 9일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방식대로 그물을 던져 많은 물고기를 잡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라고 말씀을 받은 그 복음이 선포된 날, ‘하느님께 함께 가기, 가톨릭워십기도모임 가기(GAGI)’는 이렇게 첫걸음을 뗐다. 기도의 방식과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함께 모여 하느님을 바라보고 말씀을 묵상한 것을 지금 여기 모인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여 찬양으로 주님을 높여드리는 기도를 더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부족한 입술이지만 우리를 귀하게 여기시고 은총을 부어주시고 찬양하게 하신 주님께서 앞으로 가기를 통해 하실 일을 기대해본다.

김하윤(한국가톨릭젊은이성령쇄신연합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