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관
아이들의 기도가 부모 신앙 되살렸다
참 빛 사랑
2024. 3. 12. 15:10
서울 신내동본당 기쁨이신 어머니 Pr. 어린이 단원들이 2일 열린 창단식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사제 생활 42년 차인데 소년 레지오 마리애(쁘레시디움)를 창단하는 것도, 본당 안에 두 번째 소년 쁘레시디움이 있는 것을 보는 것도 모두 처음입니다. 경이로운 일입니다.”
서울 신내동본당 주임 최동진 신부는 2일 성당에서 열린 레지오 마리애 소년 쁘레시디움 ‘기쁨이신 어머니 Pr.’ 창단식에서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날은 20명의 본당 어린이가 참여하는 소년 쁘레시디움 창단식 날. 지난해 15명의 남녀 어린이가 ‘아베 마리아 쁘레시디움’ 창단식을 한 데 이어, 본당에서 두 번째 소년 쁘레시디움이 탄생한 것이다. 본당은 레지오 마리애가 ‘소년, 소녀 누구나 소년 단원이 될 수 있다’는 정관에 따라, 소년 쁘레시디움으로 이름 지었다.
신자가 줄고 있는 ‘탈 신앙의 시대’에 쁘레시디움, 그중에서도 소년 쁘레시디움이 두 개나 만들어져 눈길을 끈다. 최 신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년 쁘레디시움이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신앙이 위축되는 시기에 신내동본당의 ‘역주행’을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적이고 은총”이라고 기뻐했다.
새 소년 쁘레시디움의 탄생에는 어린이 단원들의 교리교육을 담당한 임명자(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수녀의 조력이 컸다. 임 수녀는 “지난 1월부터 주 3회 첫영성체 교리교육을 진행하며 신앙 속에 더욱 끈끈해지고 하나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한껏 물오른 아이들의 신앙을 꾸준히 이어갈 방법을 고민하다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제안했고,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흔쾌히 동의해 줘 새 쁘레시디움을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단식 후 당당히 레지오 마리애의 일원이 된 아이들은 기도와 신앙생활에 열심히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기도로 ‘묵주 기도’를 꼽은 김동준(안드레아, 초3)군은 “성모님과 더 친해지고 기도도 더 열심히 하고 싶어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됐다”면서 “열심히 기도하는 제 모습을 보며 성당에 잘 안 나오는 형이 다시 성당에 나왔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신현송(비아, 초4)양은 “열심히 기도하니까 마치 하느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성당에서 배운대로 나를 위해서는 물론, 다른 이웃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기특한 입단 소감을 전했다.
소년 쁘레시디움 창단은 부모의 신앙까지 되살리는 ‘선순환 효과’도 가져왔다. 소년 쁘레시디움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어머니 14명도 본당 레지오 마리애 활동에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나아가 신내동본당은 아버지들의 레지오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창단식에 함께한 학부모 박지현(효주 아녜스)씨는 “아이들은 계속 성당에 보냈지만, 개인적으로는 냉담하는 시간이 길었다”면서 “기도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다시금 신앙을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승희(아델라이드)씨도 “기도 모임에 함께하며 영적으로 더욱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고, 스스로 신앙을 반성하게 됐다”면서 “교회 공동체와 평화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