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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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현장에서]단 한 사람이라도

참 빛 사랑 2021. 10. 29. 20:03

은성제 신부(서울대교구 청소년국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

▲ 은성제 신부

 

“신부님은 아지트 하시면서 가장 보람될 때가 언제예요?”

제 대답은 늘 똑같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았을 때요.”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면 미래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움직입니다. 대학도 진학하고, 자격증을 따거나 취업을 합니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방황’→‘사고’→‘후회’라는 삶의 패턴이 반복됩니다.

아지트 버스에 오는 친구들 대부분은 위의 삶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잠시 몇 달 연락이 없어 잠잠하다 싶다가도 다시 저희를 만나러 오면 십중팔구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임신한 것 같다거나 폭력사건에 연루되거나 말이죠.

그러나 희망도 품습니다. 한 명의 어른이라도 그 힘든 시간을 동행해 주면 변화가 옵니다. 이를 3년간 아지트 버스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버스에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경험 때문에 가족과 분리되어 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폭행의 상처 때문에 자주 자해를 했습니다. 더욱 무서웠던 건 주변 친구들까지도 전염병처럼 자해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3년 내내 이 친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몇 개월 전 이 친구가 기적처럼 자해를 끊었습니다. 담배를 실제로 끊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한번에 딱 끊어야 하듯 자해를 한번에 딱 끊었습니다. SNS상에 “이제 나약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자해를 하거나 자살하지 않고, 강한 사람이 되어 살겠습니다”라는 결심을 쓴 글이 있었는데 저는 굉장히 감동하였습니다.

얼마 전에도 아지트 버스에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쉼터에서 겪는 갈등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자살 생각이 났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해서 정말 기뻤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친구와 그 가정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미사 중에 기억합니다. 이 친구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이 친구가 상처를 딛고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도록 끝까지 동행하겠습니다.



가톨릭청소년이동쉼터 서울A지T(아지트) 은성제(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