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은 병자성사를 받음으로써 위로와 용기의 은총을 받고, 그리스도의
수난에 결합돼 자신의 마지막 길을 준비하게 된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병자성사는 몇 번 받을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이 받을 수 있나요
병자성사는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인 사람들뿐 아니라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있는 모든 신자를 위해서 베풀어지는 성사다. 병자성사를 받은 병자가 성사를 받은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가 다시 중병에 걸리게 되면 반복해 받을 수 있다.
교회에는 예로부터 축성한 기름을 병자들에게 발라주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병자의 도유는 점차 죽을 위험이 큰 사람에게만 베풀어지게 됐고, 이러한 도유를 ‘마지막 도유’라는 뜻으로 ‘종부성사’(終傅聖事)라고 부르며 병자에게 한 번만 베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병자성사는 위독한 병자들뿐 아니라 여러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있는 모든 신자에게 베풀었으며, 한 번 병자성사를 받은 신자라 할지라도 건강을 회복했다가 다시 중병에 걸리면 이 성사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병을 앓다가 병이 더 중해지는 경우는 물론이고, 중한 수술을 받기 전이나, 급격히 쇠약해지는 노인들이 병자성사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15항) 따라서 사제와 병자의 친지들은 병자들이 적절한 때에 지체 없이 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합니다.(교회법 제1001조)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세례를 받은 신자여야 합니다.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병자성사를 받을 수 없고, 병자를 위한 기도와 축복만 받을 수 있습니다.
병자성사의 은총은 무엇인가요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은 병자성사를 받음으로써 위로와 평화와 용기의 은총을 받고, 그리스도의 수난에 결합돼 자신의 마지막 길을 준비하게 된다. 이러한 은총은 병자들의 영혼을 치유하려는 것이지만, 주님께서 원하신다면 육체도 치유하며, 병자의 죄도 용서받는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0~1522항)
교회는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노쇠한 이들에게 힘을 주고자 병자성사를 베풀고 있습니다. 병자성사를 받는 사람이 받게 되는 근본적 은총은 중병이나 노쇠 상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에 필요한 위로와 평화, 용기의 은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은총은 성령께서 베푸시는 선물로, 이를 통해 병자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새롭게 하고, 죽음 앞에서 번뇌와 좌절에 빠지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힘을 얻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0항)
병자성사를 받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수난에 더욱 가까이 결합될 수 있는 힘과 은혜를 받게 되며,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참여하게 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1항) 교회는 병자성사를 거행함으로써 병자들의 선익을 위해 전구하며, 병자들은 나름대로 교회의 성화와 모든 이의 선익에 이바지하게 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2항)
이렇게 병자들을 위해 교회가 베푸는 병자성사는 갖가지 질병이나 노쇠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하고자 성령의 힘을 통해 주시는 주님의 도움으로서, 이는 -물론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병자의 영혼만이 아니라 육체도 치유할 수 있는 하느님의 은혜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0항)
병자성사는, 중세기에 ‘떠나는 이들의 성사’라고도 부른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있을 마지막 싸움에 대비해 지상 생활의 마지막 시점에 있는 병자에게 튼튼한 방패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3항)
병자성사는 어디에서 어떻게 거행하나요
병자성사는 집이나 병원에서 거행되더라도 항상 전례적이고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다. 필요에 따라서 병자를 방문해 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능하다면 교회의 미사 안에서 거행하는 것이 좋다. 복음과 강론이 끝난 다음 사제는 병자에게 손을 얹고 주교가 축복한 기름을 발라준다.(「병자성사 예식」 82항)
병자성사는 병이 위중한 환자나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거행되므로, 병원이나 병자의 집에서 개인적으로 베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교회로 나올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미사 안에서 병자성사를 베푸는 것이 좋습니다. 병자성사도 전례적 성격을 드러내며 공동체적으로 베풀어져야 하므로(「가톨릭교회 교리서」 1517항) 가족이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거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병자성사는 고해성사나 참회 예식에 이어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말씀 전례로 시작합니다. 말씀 전례가 끝나면 사제는 침묵 중에 병자에게 안수하며 성령께서 함께하시기를 청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그다음 사제는 축복한 성유를 병자의 이마와 두 손에 바르면서 기도를 바칩니다. 도유 기도 후 사제는 병자에게 성체를 모시게 해줍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19항)
정리=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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