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과수원에서
나무들을 전정하였습니다
부실한 가지들을 잘라내고
병든 가지들도 잘랐습니다
그때 문득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에서
무엇을 전정할까 생각했습니다
잘못 살아온 날들을 전정할까?
남들을 미워한 생각들을 잘라내고
오만과 고집 그리고
욕심과 거짓도 잘라야 하겠지
그러다 보니 전정할 것이
나무들보다 내가 더 많았습니다
아아, 지나온 세월
죄 많은 것들을 나는 그냥
그대로 안고 살아왔으니
오늘은 나무 보기가 도리어 부끄러웠습니다
글과 그림=김용해(요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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