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시성성 교령 승인… 기적 심사 통과되면 복자로
두 번째 한국인 사제, 하느님의 종 증거자 최양업(토마스, 1821~1861) 신부가 가경자로 선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26일 교황청 시성성 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을 접견하고, 최양업 신부가 ‘영웅적 성덕’을 실천하며 살았다는 내용의 교령을 승인했다. 이로써 최양업 신부는 삶의 모범적 성덕을 인정받은 ‘가경자’가 됐다.
가경자는 ‘가히 공경할 만한 대상’이란 뜻으로, 하느님의 종이 교황청 시성성 심사를 통해 순교 사실을 인정받거나, 증거자로서 영웅적 덕행의 삶을 산 것을 인정받는 때부터 붙이는 칭호다.
최양업 신부의 가경자 선포는 오랜 시간 시복 추진에 매진해온 한국 교회의 결실이다. 20년 전 배티성지가 최양업 신부 전기 자료집을 간행하면서 시작된 최양업 신부 시복 추진은 2001년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가 최양업 신부 시복 시성 안건의 청구인이 되기로 하면서 공식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주교회의는 2005년 시복 법정을 열고, 2009년 법정을 종료해 법정 문서를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했다. 2014년 8월엔 시복 안건의 최종 결정을 위해 보고관이 작성하는 최종 심사자료인 ‘포지시오’(Positio)가 교황청 시성성에 넘어갔고, 그에 대한 시성성 역사위원회와 신학위원회 심의가 잇따라 열렸다. 3월 14일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모범적 덕행을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신앙을 증거했는지에 대해 추기경과 주교들이 회의하는 ‘성덕 심사’를 통과하면서 가경자로 선포된 것이다.
앞으로 최양업 신부의 전구를 통한 기적 1건이 입증되면 시복이 결정된다. 순교자의 경우 순교 사실이 확인되면 시복식을 거쳐 복자로 선포되는 것과 달리 증거자는 해당 증거자의 전구를 통한 기적을 입증하는 교황청 ‘기적 심사’를 거쳐야 복자가 될 수 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 류한영 신부는 “현재 의정부교구에서 제보받은 사례에 대한 주교회의 차원의 기적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한국 교회의 첫 기적 심사라는 큰 의미를 가진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신부는 이어 “최양업 신부의 가경자 선포는 한국 교회가 ‘순교자의 시대’에서 훌륭한 평신도ㆍ수도자 등 누구나 성덕을 인정받을 수 있는 ‘증거자의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놓여 있음을 가리킨다”면서 “제2, 3의 기적이 생길 수 있도록 전구 기도와 최양업 신부 관련 유적지 순례를 통해 가경자의 영웅적 덕행을 되새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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