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공황장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꽉 조이는 것 같으면서 꼭 죽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어요. 어지럽고 손발이 저리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다시 또 그런 일이 생길까 봐 불안해요.” 혹시 이와 같은 경험을 하신 적이 있나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느닷없이 무섭고 고통스러운 증상들이 나타나지는 않나요? 지하철을 타거나 붐비는 백화점에 들어갈 때면 미리부터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되나요? 위와 같은 증상(강렬하고 극심한 공포)이 기습적으로 닥쳐올 때 이를 공황발작이라고 하고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되는 경우를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 공황장애, 얼마나 흔한 병인가요?
전체 인구의 1.5%~5%가 일생에 한 번은 공황장애 진단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적게 잡아도 우리나라에만 약 70만 명 정도의 공황장애 환자가 있는 셈입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정도 발병률이 더 높으며 대개 20~30대 사이의 연령층에서 가장 흔히 발생합니다.
■ 공황발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 박동이 심하게 느껴진다.
□ 땀이 많이 난다.
□ 떨리고 전율감이 느껴진다.
□ 숨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질식할 것 같다.
□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낀다.
□ 토할 것 같거나 복부 불편감이 있다.
□ 현기증을 느끼거나 머리가 띵하다.
□ 비현실감이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자제력을 잃게 되거나 미쳐버릴까 봐 두렵다.
□ 죽을 것 같아 두렵다.
□ 마비감이나 손발이 찌릿찌릿 느낌 등의 감각이상이 있다.
□ 오한이 나거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이 증상들 중 4개 이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보통 급작스럽게 발생하여 10분 안에 최고조에 이름) 공황발작을 경험한 것입니다. 하지만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다 공황장애로 진단 받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열거한 예기치 않은 공황증상이 반복되고, 이후에 또 공황발작이 나타날까 봐 지속적으로 근심하며, 공황발작 또는 그 결과(자제력 상실, 심장마비, 미칠 것 같은 공포 등)에 대해 걱정하거나 공황발작에 의한 심각한 행동변화(출근이나 외출을 못함) 중 한가지 이상이 적어도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 진단이 내려집니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1. 약물치료
선택적 세로토닌 차단제와 같은 항우울제 약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 혹은 필요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인지 행동 치료
환자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인지, 행동치료 프로그램으로 공황발작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신념이나 태도를 바꾸어주고 두려운 상황을 회피하지 않도록 행동을 교정합니다.
3. 정신치료
심층적인 상담 치료를 통해 공황 증상의 무의식적 의미에 대해 통찰함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킵니다.
4. 바이오 피드백
생체 되먹임 작용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자신의 생리 현상들을 컴퓨터를 통해 직접관리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훈련으로 불안증상을 완화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공황발작의 양상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과 비슷하여 혹시나 심장마비로 죽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 계통에 일시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여러 가지 증상을 겪게 되지만 공황발작이 그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공황장애는 분명 불안하고 불편한 병이지만 그 증상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계속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척 힘들고 불편할 수 있는 병입니다. 다행히도 적절한 치료를 했을 경우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치료해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삶을 되찾으시기 바랍니다!
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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